잊기 좋은 이름 (산문)
저자 : 김애란
출판 : 열림원
출간 : 2019년 6월 27일
목차
1부 나를 부른 이름
2부 너와 부른 이름
3부 우릴 부른 이름들
작가 소개
1980년 인천에서 태어나 충남 서산에서 자랐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를 졸업했다. 2002년 단편 [노크하지 않는 집]으로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고 같은 작품을 2003년 [창작과비평] 봄호에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달려라, 아비] [침이고인다] [비행운] [바깥은 여름] 장편소설[두근두근 내 인생] 산문집[잊기 좋은 이름]이 있다. 이 책에서 고재귀의 사진을 찍었다.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신동엽창작상,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한무숙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https://blog.kakaocdn.net/dn/dXCYac/btqFtxkxj6Q/J7OtCIQjaXLlnDD5QuZMb0/img.jpg)
p. 12
나는 우리 삶에 생존만 있는 게 아니라 사치와 허영과 아름다움이 깃드는 게 좋았다. 때론 그렇게 반짝이는 것들을 밟고 건너야만 하는 시절도 있는 법이니까.
p. 133
같은 공간에서 같은 사람을 만난대도 복원할 수 없는 당대의 공기와 감촉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습니다.
p. 141
누군가의 문장을 읽는다는 건 그 문장 안에서 살다오는 거라 생각한 적이 있다. 문장 안에 시선이 머물 때 그 '머묾'은 '잠시 신다'라는 말과 같을 테니까, 살아 있는 사람이 사는 동안 읽는 글이니 그렇고, 글에 담긴 시간을 함께 '살아낸'거니 그럴 거다.
p. 148
그러고 보면 시간은 정말 흘러가는 게 아니라 이어지고 포개지는 모양이다. 그렇게 돌아오고 어느 때는 나보다 먼저 저 앞에 가 있다. 나를 향해 뚜벅뚜벅 자비심 없는 얼굴로 다가오고 때론 한없이 따뜻한 얼굴로 멀어지기도 하면서.
p.254
연필 쥔 손에 힘을 주면 책에 흐릿한 홈이 파인다. 그 홈에는 내가 어느 문장에 줄 그은 순간 느낀 시간과 감정이 고인다. 그래서 가끔 그 홈이 물고랑 밭고랑 할 때 '고랑'처럼 느껴진다. 나와 나 자신을, 현재와 과거를, 우리와 타자를 잇는 먹 고랑처럼.
p. 268
'이해'란 타인 안으로 들어가 그의 내면과 만나고, 영혼을 훤히 들여다보는 일이 아니라, 타인의 모 바깥에 선 자신의 무지를 겸손하게 인정하고, 그 차이를 통렬하게 실감해 나가는 과정일지 몰랐다. 그렇게 조금씩 '바깥의 폭'을 좁혀가며 '밖'을 '옆'으로 만드는 일이 아닐까 싶었다.
김애란 작가의 소설을 굉장히 좋아한다.
이번 산문집도 기대를 하며 읽었는데 역시나 좋았다.
소설에서 빛났던 그녀의 문장은 산문에서도 빛났다.
사람의 이름, 풍경의 이름, 사건의 이름에 대해 김애란 작가의 마음이 담긴 이야기들.
단조로운 글들만 보고 쓰다가 풍부한 표현이 가득한! 그야말로 좋은 문장들을 보니 좋아서 그 문장들 하나하나 기억 속에 꼭꼭 담아두고 싶은 마음이다.
작가 본인의 이야기와 가족의 이야기였던 1부 나를 부른 이름
작가 주변인, 다른 문학인들에 대한 이야기였던 2부 너와 부른 이름
문학과 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던 3부 우릴 부른 이름들
제목만 보면 조용하게 흘러갈 것 같지만 곳곳에 유머가 담겨 있어서폭소하며 읽기도 하고, 흥미진진한 부분도 있었다.작가의 시선에서 보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울컥하기도..
세상에 '잊기 좋은' 이름은 없다.
이 마지막 문장이 인상적이었던 잊기 좋은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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